멋있는 사람. by 무중력나비

태어나서 처음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관람하러 갔다.

가수는 정동하. 불후의 명곡에서 봤는데, 몸에 힘을 쫙 빼고 건들건들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. 마치 그가 노래를 부를 때는, 정말 온 몸을 음악에 맡긴 사람 같았다. 무대 위라서 뻣뻣하거나, 경직된 것 없이, 오히려 무대 위라서 더 느슨하고 나른해지는, 그런 동작들을 보면서, 독특하다고 생각했다.

정말 성량과 발성에 턱이 떨어진다. 감탄만 나온다. 라이브가 다르다는게, 무슨 말인지 알겠다. 똥차를 운전하다가 명차를 운전할 때 느끼는 쾌감이랄까. (명차를 게임에서 운전해 본 경험으로 하는 말이다..) 샤우팅이 참 시원시원하다. 특히 독수리 날개처럼 팔을 들고 지를 때는, 순식간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장엄함.. 은 그만의 시그니쳐일지도 모르겠다.

노래할 때는 한 소절 한 소절, 사랑을 꾹꾹 담은 도시락처럼, 정성을 들여서 노래하는 것도 느껴졌고, 또 데뷔한지 13년만에 처음 앨범을 냈다는데, 그 오랜 시간동안 묵묵히 자기 길을 갔다는 사실도 멋있게 느껴졌다. 자작곡, "괜찮아"를 불러줬는데, 가사는 잘 안들렸지만, 이해하고 위로하는 마음은 느껴졌다. 여러번 가사가 잘 들렸냐고 물어봤는데, 그 모습에서도, 그런 마음이 느껴졌다.





노래는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, 한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면, 세계도 변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더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는데, 그 멘트가 참 좋았다. 그런 신념이 있는 사람이란 게 멋있었고, 또, 그의 인생을 움직인 노래, 김현식의 "내사랑 내곁에" 그리고 퀸의 "보헤미안 랩소디" 도 불러줬는데, 그걸 듣고, 그는 정말 그 신념을 가질 삶을 살았구나. 라는 생각도 들고. 또, 그 노래를 듣고 내가 감동받은 포인트에 그도 감동받았다는 사실에 묘한 공감대를 느꼈다.

멘트는 약간 허당끼가 있지만, 그래도 여러번 솔직하게, 자기 멘트 잘 못하고, 춤도 잘 못춘다고 고백하는 그 솔직한 모습도 멋있었다.

정동하의 노래를 들으면, 뭔가 머리로는 다 잘한다는 생각밖에 안드는데, 정말 심금까지 울리지는 않는다. 그래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. 어쩌면 오늘이 그냥 그런 날이었는지도. 내 기준이 너무 까탈스러운 것일지도.

어렸을 땐 방송에서 온갖 표정을 지어가며 노래하는 가수들이 참 오바하는 사람들인줄 알았는데, 오늘은 뭔가 그런 표정들, 손짓들, 동작들에서 진솔함을 느꼈다. 무대라는 곳에, 나는 얼굴도, 목소리도, 들리지 않는 존재이지만, 수많은 소통이 오갔다는 생각이 들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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